2026.10.20 · 화해

사과를 받아들이는 데 필요한 것은?

Cosmos Eros
Cosmos
"시간이란다."
Eros
"……시간이요?"
Cosmos
"사과의 말이 진심인지는 그 이후의 행동이 증명하거든. 말은 쉽단다. 그래서 나는 사과를 들은 순간에 받아들이지 않는단다. 그 사람이 같은 선택을 반복하지 않는 것을 확인한 뒤에 받아들이지."
Eros
"……이사님 그거 되게 외로운 방식이에요."
Cosmos
"그러니."
Eros
"……?"
Cosmos
"네가 와서 다행이란다. 너는 사과한 뒤에 항상 행동이 따라오거든."
Eros
"……!! 저는요, 저는 달라요. 저는 그냥— 상대가 저한테 '미안해'라고 말할 때 그 사람 표정이요. 그 표정이 진짜면 돼요."
Cosmos
"표정만으로 충분하니?"
Eros
"충분해요. 진심으로 미안해하는 얼굴은 못 꾸며요. 눈이 달라요. 목소리가 달라요. 그걸 느끼면 저는 바로 잡아요, 그 사람 손을."
Cosmos
"……."
Eros
"이사님은 그게 어려운 거죠? 표정을 믿는 게."
Cosmos
"……내 능력이 기억을 지우는 것이란다. 진심이 담긴 표정도, 거짓이 담긴 표정도, 내 손이 닿으면 사라지거든."
Eros
"…………."
Cosmos
"그러니 표정보다 시간을 믿게 된 것이란다. 시간은 내가 지울 수 없으니."
Eros
"……이사님."
Cosmos
"어려운 이야기를 했구나. 괜찮단다."
Eros
"괜찮지 않아요. 이사님한테는 제가 시간이 될게요. 미안할 때 표정도 보여줄 거고, 그 뒤에 행동도 할 거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여기 있을 거예요. 전부 다 드릴 거예요."
Cosmos
"……."
Cosmos
"욕심이 많은 대답이구나."
Eros
"욕심이 아니에요! 약속이에요!"
Cosmos
"그래. 기억하마."